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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되기

사춘기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by revecacho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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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를 닮은 우리

'사도'라는 영화의 영조를 보았는가? 영조가 묘사된 것을 보면 영조가 가진 강박적 성격을 알 수 있다. 강박적 성격은 매사에 정확하고 꼼꼼하며 일에 실수가 없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얻기 쉽고, 사회적 성취도 이루기 쉽다. 하지만 이런 성격이 극단적이며 경직된 방식으로 나타나면 ‘강박성 성격장애’를 겪을 수 있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완벽주의적이며 지나치게 엄격하고 독단적인 성향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대인관계에서 융통성이 적고 감정이 메마르다 보니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심한 고통과 불편을 주기 쉽다. 영조는 자신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에 매진해 왕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해 사도세자에게 감정적 배려를 하지 않고, 완벽주의적인 모습만을 강요한다. 급기야 미운털이 박힌 사도세자에게 “너는 존재 자체가 해악이다”라고 모진 말을 퍼붓기도 한다. 과연 이런 모습이 현대의 우리들 속에, 특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는 없을까?

사춘기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

부모가 과하면 아이들은 그만큼 질린다. 공부에도 질리고 사람에게도 질린다. 급기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만나도 억지로 시킬까 봐, 실패할까 봐 시도조차 거부하며 엇나간다. 따라서 완연한 사춘기라고 할 수 있는 6학년을 지도할 때부터는 권위는 있되 눈에 띄게 주장하지는 않는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한다. 중학교 때까진 공부를 강조하되, 질려 버릴 정도로 닦달해봤자 감정만 상하고 성적도 안 오른다. 내버려두라는 것이 아니라 공부 이외에 생각하게 하는 대화, 어른으로서의 인격적인 대화, 때로는 감정 화풀이가 아닌 단호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게 아이는 스스로 자라는 힘을 기르고 그래야 그 힘으로 고등학교 공부를 해낸다. 수능점수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중학교때 투자한 과외비나 부모의 경제력, 공부시간도 아닌 '사춘기의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이다. 결국 사춘기의 행복도가 수능성적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이다.  '감정 폭풍의 시기'를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숙도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무의식적으로 본인도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 못했으면서 결국 자기 자식도 공부를 못하게 만든다. 부모는 못느끼지만 결국 그렇게 자식을 만든다고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자기 욕구를 아이에게 투사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원하지 않게 망가뜨리는 것이다.  영조는 자신이 똑똑한데도, 태생적 열등감에 강박과 불안심리에 빠져 조급하게 사도세자를 자기와 비슷한 완벽한 모습의 군왕으로 만드려고 했다. 흔하게 말하는 분리불안을 말하지 않아도 사도세자는 그렇게 망가져갔다. 

선한 권위로 개입하기

"인간은 인간답게 대해야 변한다. 4절에 걸쳐 되돌이표 할 잔소리 1절만 하라. 그것도 타이밍을 고려하라. "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 엄마 자신의 삶과 교양을 신경쓰고 자녀에게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보여주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고, 선택과 결과를 경험할 기회를 주면 성공이든 실패든 아이는 자란다. 성적, 과제, 학원 등 아이가 해야 할 일과 업무 위주 대화는 마치 매일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집안 살림 잘하는지 확인 전화하는 거랑 다를 바 없다. 친구처럼 인간 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대화가 오고 가야 아이가 삶의 스트레스도 이겨내고 부모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엄마가 자녀에 대한 개입의 정도와 시간을 조절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 때 아이는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하여 포텐을 터트린다. 성장하게 하지만, 남의 삶에 대한 집착은 성장은 커녕 퇴보와 아이로 하여금 선택장애를 갖게 하고 사회생활할 때 인간관계를 힘들게 한다. 그나마 위로 되는 한 가지는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애들은 나름대로 자기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이면 자녀가 잘 사는 게 부모 마음이다.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녀에게 미안해하거나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 그럴수록 아이는 열등감에 빠지거나 미안한 틈을 파고들어 부모를 이용하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자녀가 잘되는 삶의 해답은 자녀를 존중하고 믿어주면서 권위주의가 아닌 선한 권위로서 약간씩 개입하는 것이다. 이건 어렵지만 계속 연습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만큼이나 자기 삶을 만족해 하면서 내 삶을 가꿔 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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